어느날 카리브디스는 통조림의 존재를 알게 된다.
흔한 생선 통조림. 포드의 집에 있던 생선 통조림은 카리브디스의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무엇이 그녀의 흥미를 끌지 못하겠냐만은.
-내게 그리 유쾌한 물건은 아니구나.
-그렇겠네요... 그래도 납득할 만한 유래는 있습니다.
-알고 있어. 인간은 오래 먹지 못하면 죽잖니.
-너무 먹어도 죽고요.
-후후...
-웃지 마시고요.
카리브디스는 통조림 하나를 손 위에 두었다가 다시 내려놓는다.
-이 작은 통에 음식이 보존된다는 말이지.
-네.
-그럼 빙하에 묻힌 시체랑 다를 것도 없구나.
-비유가 좀 그런데...
-바다에 가라앉은 건 썩어버리니까. 썩지 않은 건 가져와도 좋아하지 않으면서.
포드는 그가 통조림을 어쩌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카리브디스는 그걸 어찌할 생각이 있는 건 아니었다.
-이 통조림이 너보다 오래 내용물을 보존하겠지.
-저는 뭘 보존하나요?
카리브디스는 손가락으로 포드의 몸 곳곳을 가리킨다.
-너를 이루는 기관들은 생각보다 금방 썩어버릴 테야.
포드는 기분이 좋지 않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는 널 뼈와 내장만 남긴 채로 살린다거나 하지 않을 거야.
-네, 부탁합니다...
포드는 여러 생각에 잠겨 이 통조림들은 손이 잘 닿지 않는 찬장 깊숙한 곳에 옮겨놓아야겠다고 결정했다.
자신이 썩지 않고 변하지 않는 매우 신기한 통조림을 열어본 것 같았다. 살아 있는 신이 담긴 통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유쾌한 이미지는 아니었다.
또 해산물은 못 먹겠군. 어떻게 될지 모르니.
당분간 뭘 먹을지 고민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