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아나는 본다
원하는 대로 모습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을 본다
시선이 닿는 곳에 항상 나타나지 않는 사람을 본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사람을 본다
어디서나 그녀를 보고 있을 수 있는 사람을 본다
어느 날 그녀 모르게 떠나버릴 수 있는 사람을 본다
숨어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가 떠났다고 생각하며 살아가야 할 수도 있는 사람을 본다
그래서 두려워지는 사람을 본다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두려워할 수 있는 사람을 본다
그 마음은 알 수 없는 사람을 본다
매일 같은 모습의 사람을 본다
눈앞에서 모습이 변하는 사람을 본다
오늘도 하루가 지났다고 생각하게 해주는 사람을 본다
이곳에 계속 나타난다고 관측되는 사람을 본다
사실을, 습관을, 불변의 진실을 본다
눈에 담기는 사람을 본다
미아가 될 수 없는 사람을 본다
사라지지 않고 돌아오는 사람을 본다
그 공허한 내면을 알지 못해도
먹는 것으로 바뀌고, 모습을 바꾸고, 그럼 진짜 나는 뭘까?
무엇이든 될 수 있다면 나는 없는 거잖아. 결국 누구도 알아볼 수 없다면.
그 변한다는 특징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물질이 변환되고 새로 바뀌어도 그 에너지와 구성 원자는 계속 순환하잖아요. 루드빅 씨의 공허가 덩어리진 원자와도 같은 거죠.
그래도 내가 변신하면 알아볼 수 없잖아?
투시를 쓰면 되지 않을까요, 루드빅 씨는 특징적이니까.
너 날 투시해 본 적 있어?
아무래도 그렇죠. 원리가 궁금했으니까요. 하지만 온통 검은색이니까 어디서나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흐음, 그럼 인체 단면도까지 따라 하면 공허인 줄 모른다는 거지?
그렇게까지 해야 해요? ...절 두고 도망갈 일이 생길 것 같으신가요?
그런 계획은 없어...... 내가 사라지면 찾으려고?
당연히 그래야죠. 무슨 소리예요, 무섭게.
그래?
문몸 안에 당신이 있으니까
루드빅은 루드빅이다.
티아나가 관찰하기 때문이다.
티아나는 그의 비밀을 파헤치지 않고, 연구하지 않고,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연구한다면, 루드빅은 루드빅이 아니게 될지도 모른다.
연구하기 위해 루드빅의 기준을 정해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티아나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설령 생각하더라도 루드빅이라는 기준을 결정하기에는 포기해야만 할 게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정하자.
루드빅은 루드빅이다.
티아나가 관찰하지 않기 때문이다.
루드빅의 세포가, 그를 이루는 공허 덩어리가, 정신의 신호 하나하나가 바뀌어도, 그를 알지 않고, 못하고, 않으려 하므로 루드빅은 그대로 루드빅이다.
그것들이 오롯이 루드빅의 틀 안에 있기 때문에 루드빅이다.
쿠키 틀이 있다면 그 안에서 나온 것은 쿠키이다.
즉 같은 집의 문을 열고 나가고 들어오는 루드빅은 오븐에서 나온 다양한 표정의 쿠키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티아나가 문을 열면 그곳에는 루드빅이 있다.
루드빅은 루드빅이다.
문을 열자.
지금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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