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그렇게 고민하는 표정으로 봐?
-메일이 와서요.
-메일 종류가 한둘이야?
-음... 인터뷰 요청이 왔어요.
-인터뷰?
-네. 거창한 건 아니고, 이능력자의 생활이나 고민이나, 그런 걸 이야기하는 독자 코너 같은 거래요.
-사람들이 그런 것도 궁금해하는구나.
-그렇죠, 알려진 바가 많이 없으니까요... 이런 곳이에요.
세계 최초의 온라인 이능력 언론 플랫폼 낫슈퍼내츄럴은 각국의 언론사가 다루지 않는 이능력에 관련된 소식을 공유합니다.
-오~ 뭐가 많네.
-그렇죠? 여기서 '이달의 이능력자' 코너로 인터뷰를 하거든요...
-너 안 바빠? 연구실은?
-뭐... 저도 자유 시간은 있죠. 또 인터뷰는 서면으로 해도 되고...
-나랑 채집은?
-그건 자주 가고 있잖아요?
-응. 맞아. 그냥 말해봤어.
-네에.
-그래서 할 거야?
-여기서 몇 번 기사를 읽었던 적도 있어서 수락할까 싶어요. 급한 일정도 아닌 것 같고.
-티아나 씨, 그럼 마무리할게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저희야말로요. 사이트에 이계 생물 카테고리도 있긴 한데, 전문적으로 맡아줄 직원이 없다 보니 기사가 많이 부족했거든요.
-저희끼리도 부족해요. 하하.
-하하하. 그렇겠네요. 연구 주제에 대한 얘기만으로도 충분히 재밌는 분량이 나올 것 같아요.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한 게 아닐까 걱정되네요...
-그런 분들도 잘 정리해서 올려드려요, 괜찮아요!
-다행이에요...
-혹시 주변에 다른 이능력자 분들은 안 계신가요?
-있기야 하죠.
-인터뷰 섭외가 쉽지는 않아서, 괜찮으시다면 소개를...
-인터뷰라... 재밌는 사람이 있긴 한데요. 수락할지는 모르겠네요.
-어떤 분인가요?
-이능력은 상당히 독특하고요, 그 분도 꽤 독특해요. 이능력자끼리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정말로요.
-그런 사람이 필요해요!
-그리고... 음... 이능력자보다는, 이계 생물에 가까운...
-루드빅 씨는 '공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공허는 공허하지.
-...루드빅 씨 이능력 말이에요.
-그래도 대답은 같은데.
-정말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아서 뭐라고 하지도 못하겠네요.
-편리해.
-친구 같다거나... 그런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저라면 그럴 것 같아서.
-티아나다운 생각이네. 하지만 공허는 어찌 되었든 '나'잖아.
-그렇네요. 그건 루드빅다운 생각이네요...
-너 인터뷰를 다녀오더니 직업을 바꾸고 싶어지기라도 한 거야?
-아니거든요, 원래 궁금했어요. 루드빅 씨와 공허의 상관관계는.
-흐응~ 그럼 티아나 페인 인터뷰나 읽어보자.
-갑자기요?!
(...)
-이 부분 재밌네.
-어디요?
생물들은 인간의 언어를 갑자기 쓸 수 있게 된다 해도 우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예요. 원래대로 행동하겠죠.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고.
-이계 생물들은 특히 더 그러지 않을까요? 저희와 유대감이 없으니까요...
-소통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네. 그래서 저희 채집이 더 힘들잖아요.
-힘들진 않아. 그냥 잡으면 되잖아.
-그런 뜻이 아닌데... 힘들지 않으시면 다행이에요.
-처음에는 엄청나게 쩔쩔매면서 부탁했지~?
-그땐... 그랬죠.
티아나는 그날 홀로 루드빅에 대해 설명하는 상상을 하다가 잠들었다. 그게 얕은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루드빅 씨는 무엇이라 부를지 모를 생물 같아요, 수식어는 한둘이 아니지만요. 마음 같아선 꺼내서 현미경이나 루페 앞에 고정하고 싶지만 '꺼내준다'는 말 자체가 그와는 어울리지 않네요. 아, 그의 행위로는 어울릴지도 모르겠어요. 그는 어딘가에 빠져 있어도 전혀, 전혀 그런 상태라고 볼 수 없을 거예요. 자기 자신에게 빠져있을지도요. 누구도 묻지 않았고 누구도 대답을 듣지 않았다.
이계 생물에 관한 모든 활동, 연구, 사건에는 다들 의견이 분분하죠.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의 여느 생물과 다름없이, 결국 그들의 존재에 대한 가치 판단을 내릴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생물인데 다른 생물을 어떻게 무조건 탓하고 내쫓을 수 있겠어요. 이미 나타난 것도 어쩔 수 없으니 함께 살기 위해 필요한 게 지금의 연구라고 생각해요... 너무 거창한가 싶지만요. 장기적으로 보면. 네, 저는 생물 그 자체를 인정하고 판단을 시작해요. 아. 이 얘기가 제목으로 괜찮은 것 같다고요? 후후,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달의 이능력자] 이계생물을 인정하고 살기 위해서 12X. XX.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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